이번 소설도 2004년에 심심풀이로 연재하다..먹고사는 일이 힘든 연유로 연재를 중단해야 했던 소설이다..재미를 추구한 내용이라..코믹하게 만들고자 노력했었다.. 이 소설도 언젠가 완결해야 할텐데..
--------------------------- 세인트 그랑블루 마법학교 -------------------------------
깊은 밤, 한남자가 어두컴컴한 실내에서 괴기스런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크크크크.. 크하하하하하하 피오리나! 감히 이 카다몬을 제치고 마법교장이 되시겠다고! 어림없다. 이것만 성공하면 너의 무능함을 만천하에 공개해서 내가 그 자리를 차지하겠다..크윽…ㅜㅜ”
부르르 손을 떨며 남자는 이상한 용액이 든 비이커를 보기에도 위험스럽게 잡고는 숨을 죽이며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제.. 이 맨티에고의 독액만 넣으면 된다…오늘 이후로 이 최강 마법교사 카다몬에게 평생 굴욕적인 삶을 강요할 수 없다! 피오리나…반드시 복수해주마!’
이미 그의 머릿 속에는 차기 대마법학교 교장 예정인 피오리나 그란체리스 경에 대한 증오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그의 이름은 카다몬 민, 왕립 마법학교 세인트 그랑블루의 지구마법 교사였다. 나이 25세, 어린 날 심한 충격을 받은 실연으로 아직도 쏠로이며, 전날 자신의 스승이자 현 마법교장 갈락 아스라브에게서 유능하다고 생각한 자신을(혼자만의 착각일 듯) 제치고 차기 마법교장의 자리를 숙적이자 라이벌 피오리나 그란체리스에게 넘기게 된 별볼일 없는 남자였다. ^^;
“크크크크”
괴기한 표정의 카다몬은 자신의 왼손에 있는 비이커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순간 짖푸른 액체가 비이커를 타고 흘러나와 알 수 없는 물체와 액체로 가득한 용기로 떨어졌다.
- 푸시시시식
액체가 용기에 떨어지자 용기는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급속도로 거품과 연기를 발생시키기 시작했다. 그 속도가 예상을 뛰어넘은 것일까? 카다몬은 당황스런 표정을 지었다.
“이..이게 아닌데..으..으아아아아악!”
- 콰카카카쾅!
번쩍이는 섬광이 사방을 뒤덮고 그를 뒤이어 엄창난 폭음이 카다몬이 있던 실내를 파괴시켰다. 폭발과 동시에 불길이 주위를 뒤덮었고 이후 소리에 놀란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어둡고 음모 가득한 조용한 밤은 점차 소란스럽게 변해가기 시작했다.
“불이다! 불이다!”
1장 위험한 신입생 알레그 민.
2장 아름다운 장미 에리안 롯드
3장 전학생 환국 초공녀 신주아
4장 이론가의 전쟁
5장 신규부임 지구마법교사
6장 사라진 시험지
7장 정령 에메랄드의 축복
8장 극악무도 선배님.
9장 피오리나의 위기
10장 칼자루의 주인은 누구냐.
11장 사랑이란 하나뿐이야
12장 어긋난 계획
13장 소마왕 에크리스 펠
14장 드래곤의 무덤
1장 – 위험한 신입생 알레그 민 -1-
화창한 날씨의 하루가 시작되었지만 왕립 마법학교 세인트 그랑블루는 어수선하기 그지 없었다. 전날 밤에 일어났던 의문의 폭발사고로 유일한 지구마법교사 카다몬 민이 사망했기 때문이었다.
“얘들아 들었어? 어제 불탄 교실에서 카다몬 선생으로 보이는 시체가 나왔데”
“꺄악 ㅜㅜ, 무서워 그런 일이 일어나다니 분명 그 선생은 유령이 될거야 으앙”
“바보선생의 끝답군, 그렇게 될 줄 알았다니까.”
“맞아 맞아”
아이들은 어제의 사건에 대해서 수근거렸다. 개중에는 카다몬 선생의 최후가 안됬다는 말도 있었지만 대다수의 반응은 별로 신경쓰이지 않는 다는 쪽이 대부분이었다. 그런 와중에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하려는 사람이 있었다.
“모두 조용하세요!”
꾀꼬리 같은 목소리, 아름답기 그지 없는 그 목소리가 교실을 울리자 거짓말처럼 어수선했던 주위가 조용하게 변했다. 마치 마법이 실린듯한 목소리의 주인은 차기 마법교장으로 내정된 피오리나 그란체리스경이었다. 그녀는 얼굴을 하얀 가면으로 가린체 보라색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피오리나는 조용해진 주위를 둘러보고 다시 입을 열기 시작했다.
“여러분, 간밤에 매우 슬픈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훌륭하신 카다몬 민 선생님이 그만 파란테의 문(작자주: 파란테는 죽음의 신의 사원이다.)으로 들어가신 겁니다. 오늘은 카다몬 선생님의 장례식을 치루어야 하기 때문에 정규수업은 하지 않겠습니다.”
감정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그 말을 끝으로 피오리나는 몸을 돌려 교실에서 나갔다. 그 뒤 학생들은 천천히 기숙사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
“이런일이 벌어지다니…카다몬, 아..”
현 마법교장 갈락 아스라브는 기숙사로 빠져나가는 학생들을 창문 넘어로 보며 머리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그의 아끼는 제자중에 한명이 세상을 떠난 일이 못내 가슴 아프기 때문이었다.
“불쌍한 녀석…”
갈락교장은 고개를 저었다. 그때 어린 소년의 목소리가 그를 향해 들려왔다.
“그렇게 슬퍼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희 삼촌께서는 분명 행복하게 파란테의 문으로 들어가셨을 겁니다.”
갈락은 목소리의 주인공에게 눈을 돌렸다. 15세쯤 되었을까? 자신의 제자 카다몬 민의 어린 시절과 똑같이 닮은 소년이 무표정한 얼굴로 서 있었다.
‘아무리 조카라지만 어린시절의 카다몬과 너무 닮았구나..하아…불쌍한 놈..친척이라고는 하나 밖에 없었단 말이냐..’
한숨을 쉰 갈락교장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래 그는 분명 나에게 좋은 제자였고 학생들에게 좋은 선생님이었으니 행복하게 되었을 걸세…그나저나 입학을 하기 위해 온 날에 이런일이 생기다니…”
갈락교장은 불쌍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알레그 민이 대답했다.
“저는 괜찮습니다. 이제 삼촌께서 보여드리라고 하신 편지를 드리겠습니다.”
말을 마친 알레그는 편지 하나를 두손으로 부여잡고 내밀었다. 새하얀 봉투에 자신에게 보내는 제자 카다몬의 마지막 편지라고 생각이 드니 더욱 기분이 슬퍼지는 갈락교장이었다.
갈락교장은 편지를 받아들고 안에 든 내용물을 읽었다.
‘스승님께.
제가 스승님께 부탁드릴 일이 생겼습니다. 그동안 부탁을 안드린 것은 아니지만 제게 하나뿐인 조카를 저와 같은 마법사의 길로 인도하기 위하여 이렇게 편지를 드리게 된 것입니다. 물론 직접 찾아뵙고 말씀드리는 것도 좋지만 사람의 앞날이라는 것이 어찌될지 모르는 바 이렇게 편지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제 조카를 소개하자면 용모출중에 능력출중 장래 저에 못지 않는 훌륭한 마법사가 될 아이입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스승님. 스승님을 열렬히 존경하는 애제자 카다몬 민, 추신. 꼭 들어주십시요. 그리고 한가지 더 반드시 피오리나의 교실로 넣어주십시요. 반드시-_-+ 안들어주면 유령이 되어 학교를 배회할겁니다’
편지를 다 읽어들인 갈락교장은 의문스런 표정을 지었다.
‘희한한 일이야. 안하무인도 이미 도를 넘어선 카다몬이 칭찬을 하다니, 가족에게는 특별한 것인지도 모르겠지. 아무튼 말썽이 많은 놈이었지만 이렇게 떠나보내니 가슴이 아프구나, 그래도 그렇게 싫어하던 피오리나에게 조카를 맡기려 하다니…정녕 자신이 죽을 줄 알았던 것일까’
“자네의 이름이..”
“카…알레그 민입니다.”
잠시 당황스런 표정이 알레그의 얼굴을 스쳐갔지만 갈락교장은 눈치 채지 못한듯 말을 이었다.
“그래 알레그 민군, 어쩌다 보니 이 편지가 자네 삼촌의 유언이 되어버려서 안들어 줄 수가 없군 그래.”
말을 마친 갈락교장은 자신의 탁자에 놓여진 수정구에 손을 올려다 놓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알루이자 선생, 교장실로 와주겠는가”
그러자 수정구에서 금발에 아름다운 여자의 얼굴이 나타나 말을 했다.
“알겠습니다. 교장선생님. 지금 바로 갈게요.”
알레그는 그 수정구에 나타난 얼굴을 보고 살짝 굳은 표정을 지었다.
‘저 인간이 나타나다니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안되는데’
속으로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별일없으리라 수백번 자신을 세뇌하고는 알레그는 굳은 얼굴을 재빨리 풀었다.
“알레그군, 잠시후 알루이자 선생이 올 테니 그와 함께 가도록 하게, 자네에게 특별히 입학을 허가하도록 하겠네. 그리고 다시한번 애도하겠네.”
“감사합니다. 교장선생님. 저희 삼촌께서도 파란테에서나마 기뻐하실 것입니다.”
속으로 쾌재를 부른 알레그 민은 몸을 돌려서 교장실 밖으로 나갔다. 이제 알루이자 선생이 자신에게 오면 처음 보는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을 생각해야 했다.
‘알루이자는 나를 가장 잘아는 놈이었으니 조심해야 할텐데..크크크 그래도 날 막을 순 없을 거다. 피오리나…크으….반드시 널 떨어트리고 내가 교장이 되겠다. 기다려라…크카카카카’
상상폭주중이라 검은 오라가 알레그의 온몸을 뒤덮고 있을 때 피오리나 선생은 왠지 모를 한기를 느껴야만 했다. 마치 과거 카다몬 민이 살아 있을 때처럼…
망상에 빠진 알레그의 뒤에서는 누군가가 서서히 걸어오고 있었다. 갈락교장의 부름을 받고 오는 중이었던 알루이자 선생이었다. 그는 아름다운 금발의 긴머리와 순수하게 꾸며진 레이스 달린 드레스가 매우 잘 어울리는 미인이었다. 알루이자는 교장실 앞에서 느껴지는 익숙한 오라에 흠칫하며 걸음을 멈추었다. 자신의 앞에 좀전에 수정구를 통해서 교장실에서 본 학생이 매우매우 익숙한 검은 음모의 오라를 품고 있기 때문이었다. 마치 그가 사랑한 누구와 닮은…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알루이자는 덜컥 눈물을 한줄기 흘리고는 냅다 뛰기 시작했다.
“카다모오오오온!! ㅜㅜ 우아앙~”
- 다다다다
익숙한 질주와 목소리…알레그는 어둠의 오라를 거두고 이제는 절망의 오라를 뿜으며 창백한 표정이 되어 자신에게 지주하는 무서운 인영(사람그림자)를 보았다. 알루이자…카다몬을 사랑한…호모…였다.
‘으..아아! 안돼!!!’
- 쾅!
“으악!”
육중한 충돌음과 더불어 알레그는 기절해 버렸다. 같이 쓰러졌던 알루이자는 정신을 차린듯 머리에 손을 가져다대곤 천천히 일어나 기절한 알레그를 일으켰다. 마치 과거의 한장면인 듯 카다몬과 자신이 아직 학생이었을 때가 알레그의 얼굴에서 겹치기 시작했다.
‘으악! 오지마 알루이자! 자기야~ 넌 내꺼야~!!! 호호호호!’
다시 생각해보니 그게 정겨웠던지 알루이자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오늘 카다몬의 장례가 있을 예정이라고 생각하니 다시 서글퍼졌다.
“이 아이가 카다몬의 조카구나, 그의 어린 시절과 너무나도 똑같은걸 내가 잠시 이성을 잃을 정도니까.…아무리 삼촌과 조카사이라지만 너무 닮은 거 같단 말이야...음침한 분위기마저…호…혹시!!!”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알루이자는 천천히 자신의 손으로 알레그의 X-X이렇게 맛이간 얼굴을 쓰다듬었다.
“으…음… 헉! 알루이자!”
얼굴이 간지러워진 알레그는 정신을 차리곤 놀라 알루이자의 이름을 불렀다. 알루이자도 덩달아 놀랐는지 알레그의 몸을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덕분에 알레그는 몸을 휘청였다.
“앗!”
‘으…저 놈은 한 십년 안보나 했더니..아무튼 빨리’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알레그는 재빨리 정중하게 입을 열었다.
“선생님이셨군요. 하하핫. 처음뵙습니다. 저는 고인이 되신 카다몬 선생님의 조카 알레그 민입니다.”
알레그가 고개를 숙여 인사하자 알루이자는 고인이라는 대목에서 눈물을 머금었다.
“흑..좀 전에 미안해요. 알레그라고 하던가요? 저는 당신의 숙모가 될지도 모르는 사람이었어요. 그와 너무 닮은 나머지 실례를 하고 말았네요.”
순간 알레그는 X씹은 표정이 되었다. 물론 이건 한순간의 일이지만.
‘저놈이…으…5년이나 안봐서 속이 시원하다 했더니’
-덜컥
잠시 어색한 공기가 흐를 때였다 교장실의 문이 열리더니 갈락교장이 밖으로 나왔다.
“알루이자, 자네가 어제 도착하자마자 이런일이 생기다니, 미리 이야기 했던 것과 같이..알레그군을 학생 기숙사에 있는 벨치군에게 데려다 주게나. 나머지는 이미 내가 말해 놨으니 데려다만 주면 될걸세. 그리고 알레그군, 여기 이분은 이번에 타국에서 유학생활을 마치고 와서 학생들의 선도를 맡은 알루이자 선생님일세 자네에게 학교생활에 대해 알려줄 테니 따라가도록 하게나”
“알루이자 선생님에 대해서는 카다몬 삼촌께 많이 들었습니다.”
알레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알루이자가 눈시울을 다시 적시며 입을 열었다.
“흑, 그가…나를 그렇게까지…내가 5년간 마계로 가지 않았다면 분명…그이는 이렇게 허망하게 죽지 않았을텐데…”
‘내가…너 없는 5년간을 피오리나를 제외하고 평화의 시간 속에 살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다..이 망할…으..’
마음 속으로 분노를 터트렸지만 차마 내색할 수 없었던 알레그였다.
“자 이제 알레그군을 안내해 주게나”
알루이자는 갈락교장의 말이 끝나자 고개를 끄떡이더니 알레그에게 자신을 따라오라고 했다.
“그럼 알레그 학생을 데려다 주고 오겠습니다.”
“그러게나. 자 알레그군, 장례식 때 보세나”
알레그는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알겠습니다. 교장선생님.”
그렇게 알레그가 알루이자를 따라 자리를 뜨자 갈락교장은 다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수정구에 손을 올렸다.
“피오리나 선생. 거기 있는가?”
카다몬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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