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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

블루워터

 파란색 음료가 있다.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평범한 것이 아니었다. 통칭 블루워터. 다른 것들도 있지만 지금와서 블루워터는 오직 한가지만이 떠오른다. 세계가 절망과 공포에 빠져있을 때 인간의 본성은 이성을 흐리며 괴물과도 같은 모양새를 가지게 되었다. 절망과 공포에서 광기가 나타난 것이다.

 

 평범했던 과거라면 나오지 않을 광기는 인간의 존엄이 쌓은 탑을 무너트리며 블루워터를 만들어냈다. 영원한 생명의 상징으로 말이다. 오늘 또 매스컴을 통해 세계는 블루워터 시음자가 중계되는 화면을 보게 된다.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로 중계되는 시음자는 세계적인 부호였다. 나름 공정한 추첨이라고 하지만 블루워터를 마실 수 있는 사람은 늘 평범과는 거리가 멀었다. 화면이 꺼지며 한숨소리가 흘러나오다 냉소적인 말소리가 들린다.

 

"..여전히 평범하지 않은 불사신들만 들어나는 구만. 우리 같은 잡민들은 공포와 마주하며 사는데 말이지.."

 

 냉소적인 말을 내뱉은 남자는 몸을 일으켰다. 오염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늘도 일을 해야했기 때문이다. 블루워터만 있다면 오염된 지구에서 과거의 평범했던 시절처럼 사는 것도 가능하지만 그와 같은 사람에게는 불가능했다. 당장 정화된 식료품을 구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뭐하나 쉽지 않지만 언젠가 블루워터 시음자로 뽑힌다는 희망으로 버티는 것 뿐이다...

 

과거 구상했던 이야기. 판데믹과 그 와중에 일어난 광기로 인해 뒤틀린 추악한 세계를 그려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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