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Design112 두 손에 내리는 비. 수일간 내린 비는 사람의 몸과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다. 물에 잠겼던 솜뭉치 마냥 늘어진 남정네의 몸은 힘겹게 버스 정류장 의자에 기대어 흐릿한 시선으로 주위를 본다. 그 동공에 잠긴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으나 남자의 눈 안에 다시 작은 일렁임이 생기자 그는 몸을 일으켰다. 지병으로 인한 관절들이 비명을 질러 대지만 뭐라도 해야 했다. 과거 그는 사는 것을 좋아했다. 말하는 것을 좋아했고 나누는 것을 좋아했지만 지금은 지병으로 인해 몸 하나 가누지 못할 처지에 간신히 일어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래도 일어나 주위를 둘러본다. 자신을 기피하며 멀찌감치 떨어진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차라리 고향이었다면 주위에서 나뭇가지라도 주워 지팡이 삼으련만 다리를 질질 끌던 그의 시선이 커다란 장우.. 2021. 9. 10. 엄마 아빠 뒤에 숨었다 구름 사이로 숨어버린 햇살이 어디갔나 땅바닥에 그려진 그림자를 찾던 아이는 기다란 그림자가 시작되었던 곳으로 간다. 분명 아이가 기억한 아빠와 엄마가 거기에 있었다. "우리 아기 여기에서 뭐하니?" 기억 저편에서 남겨져 있던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아이는 서럽게 운다. "엉엉 어허엉" 눈물 콧물 범벅이 되지만 부모는 웃기만 하다 이내 부드럽게 다시 말을 이어간다. "자 이제 집에 가자" 다시금 울린 소리에 아이는 눈물이 멈춘다. 어디까지나 기억에 남은 목소리였다. 지금은 생각나지 않던 그 당시의 이야기가 머릿속에 다시 떠오른다. 석양의 붉으수레한 빛이 땅거미와 함께 길게 다시 이어지며 아이는 저편으로 사라지는 부모의 뒷모습만 바라본다. 다른 점이 있다면 부모의 옆에는 수십년전의 자신의 모습과 같은 아이가 밝.. 2021. 1. 31. 무전유죄 나만 알다 너를 알고 마음이 이제사 움직였는데 가진게 없어 미안해. 줄게 없어 미안해. 나만 없다는 것은 몰랐는데 너도 없을 걸 알아 버렸네 알지 못해서 미안해. 주지 못해서 미안해. 살고 죽어도 피워질 꽃이 아니기에 더욱 미안해. 없는 죄만 남겨주어 미안해. 2021. 1. 17. 간만에 힘들여 찍어보는 맵 타일 물론 전체적으로 변경하는 것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JRPG의 기본을 답습하여 KRPG가 나오도록 연구할 생각입니다. 천천히 누구도 알아주지 않겠지만 말이죠. 2019. 11. 9. 나는 이세계로 전생했다. by 해골맨 이세계 그 자체로 전생한 게임 개발자 주가온의 이야기! 진정한 이세계 전생 이야기!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 때문인지 철야 작업중 갑작스런 가슴의 통증이 찾아온 주인공. 힘겹게 전화기를 들었지만 이내 떨구고 깊은 잠에 빠진다. "아직 다 만들지 못했는데.." 자신의 최후를 알았던 것인지 게임 개발자인 주인공은 아쉬움을 토하며 쓰러졌다. 그리고 눈을 떠보니... 이럴수가 그가 만들던 게임의 세계가 펼쳐진다. 끝없는 대지와 공활한 하늘 그리고 살아 숨쉬는 생물들, 그 모든 것이 느껴지는 순간 그는 깨닫게 된다. 자신이 이세계 그 자체로 전생하게 되었다는 것을. 진정한 이세계 전생 이야기! .... 2017. 10. 31. 어느 악의 조직에 속한 과학자의 이야기 홀연 연락이 끊어졌던 선배의 문자가 왔다. 십년 전 나는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던 잘 나가는 과학연구소에서 나가 연락두절로 지내던 사람인데 갑작스럽게 문자를 보내니 왠지 반갑기도 하고 변방의 언저리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버티는 내게는 단비와 같은 소식이기도 했다. 지방에 있는 나의 근무지 근처에서 만나게 된 선배는 말쑥하니 10년전보다 더 멋진 모습으로 우아하게 차를 마시고 있었다. 이 동네 다방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이라 우스꽝스럽기도 했지만 말이다. 내가 들어온 것을 본 선배는 손짓했다. "선배님 10년정도 지난 것 같은데 여전히 멋있는 것 같습니다." "오랜만이구만 10년간 전화번호가 바뀌지 않은 건 자네뿐인가 봐." 서로의 안부를 물어보며 약간의 한담을 나누다가 돌연 선배 쪽에서 질문을 이어갔다. ".. 2016. 8. 31. 이전 1 2 3 4 5 6 ··· 1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