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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워터 파란색 음료가 있다.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평범한 것이 아니었다. 통칭 블루워터. 다른 것들도 있지만 지금와서 블루워터는 오직 한가지만이 떠오른다. 세계가 절망과 공포에 빠져있을 때 인간의 본성은 이성을 흐리며 괴물과도 같은 모양새를 가지게 되었다. 절망과 공포에서 광기가 나타난 것이다. 평범했던 과거라면 나오지 않을 광기는 인간의 존엄이 쌓은 탑을 무너트리며 블루워터를 만들어냈다. 영원한 생명의 상징으로 말이다. 오늘 또 매스컴을 통해 세계는 블루워터 시음자가 중계되는 화면을 보게 된다.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로 중계되는 시음자는 세계적인 부호였다. 나름 공정한 추첨이라고 하지만 블루워터를 마실 수 있는 사람은 늘 평범과는 거리가 멀었다. 화면이 꺼지며 한숨소리가 흘러나오다 냉소적인 말소리가 들린다..
엔틱 [잔상] 그리고 [까페] 맑은 날이 이어졌다. 바람은 시원하지만 햇님의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쬔다. 새로 생긴 까페에 다다른 발걸음이 멈추어 버렸다. 고풍스런 가구들이 명화처럼 배열된 안쪽을 보고는 도저히 그냥 갈 수 없었기 때문이리라. 뜨거운 햇살아래 엔틱한 쉼터에 들어서 우리도 명화의 등장인물 마냥 자릴 잡는다. 멋적게 들어서고 주문을 하고 보니 커피, 밀크티, 초코화산이 나왔다. 그렇다 차마 발걸음을 떼지 못 한 것은 이런 진한 색과 맛이 있었기 때문인 것이다. 지금은 미래의 불안도 현재의 무료함도 과거의 아쉬움도 잊고 시원하고 달콤하게 즐겨본다.
가상, 암호 화폐의 절망적 미래를 망상하다. 바야흐로 국가적 전자지갑의 시대가 도래했다. 화폐경제에 자신감이 부족한 일부 국가들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비트코인을 구매하고 그 당위성을 위해 국민들에게 비트코인을 할당하는 과정에서 향후 어떤 문제가 일어날지 망상해보자. 많은 지갑을 통해 참여자가 늘어나면서 확장될 것으로 보여지는 것은 외견이다. 결국 국가에서 만든 지갑과 거래 규약이 등장할 것이다. 일부 금지된 지갑으로의 거래는 중단될 것이며 국가인증된 규격의 거래만 인증 될 것이다. 사람들은 인증이 가능한 주소 및 IP를 토렌트처럼 찾아다녀야 할 것이며 이 또한 막힐 것이다. 국가의 플레이어 참여로 인하여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들은 미래가 어둡게 변했다. 양자암호를 통한 파멸이 아닌 정책적인 사망선고가 일어난 것이다. 물론 아직은 아니지만.. 종극..
두 손에 내리는 비. 수일간 내린 비는 사람의 몸과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다. 물에 잠겼던 솜뭉치 마냥 늘어진 남정네의 몸은 힘겹게 버스 정류장 의자에 기대어 흐릿한 시선으로 주위를 본다. 그 동공에 잠긴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으나 남자의 눈 안에 다시 작은 일렁임이 생기자 그는 몸을 일으켰다. 지병으로 인한 관절들이 비명을 질러 대지만 뭐라도 해야 했다. 과거 그는 사는 것을 좋아했다. 말하는 것을 좋아했고 나누는 것을 좋아했지만 지금은 지병으로 인해 몸 하나 가누지 못할 처지에 간신히 일어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래도 일어나 주위를 둘러본다. 자신을 기피하며 멀찌감치 떨어진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차라리 고향이었다면 주위에서 나뭇가지라도 주워 지팡이 삼으련만 다리를 질질 끌던 그의 시선이 커다란 장우..